[인천/경기[스마일 먼데이]인천 서구 '법대로' 환경단속반

  • 입력 2003년 7월 27일 19시 03분


코멘트
“공해업체가 집중돼 있는 지역의 하늘에 공기정화 에어돔을 설치할 수 없을까요?”

인천지역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의 절반 정도가 몰려 있는 서구에서 노준광 환경지도팀장(40)과 6명의 직원들은 ‘공포의 단속반’으로 통한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업체는 끝까지 추적해 과태료를 물리고 정도가 심하거나 상습적으로 단속되면 예외 없이 영업정지 명령을 내린다. 업체 대표들이 ‘요즘 가뜩이나 기업하기 어려운데 좀 봐 달라’고 사정해도 소용없다.

올 들어 6월말까지 129개 업체가 시설개선 명령과 함께 사법기관에 고발됐고 19개 업체는 영업이 정지됐다. 인천의 10개 구 군의 평균 단속건수에 비해 2배나 많은 것.

노 팀장과 직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단속하는 이유는 지도 차원의 단속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오염물질 배출업체 4460개(국가산업단지공단 제외) 가운데 42.7%인 1905개 업체가 서구에 몰려있다. 전국에 53개 밖에 없는 폐수수탁처리업체 중에 18개 업체가 서구에 있다.

이에 따라 서구에는 한달 평균 150여건의 환경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워낙 민원에 시달리다 보니 인천의 환경직 공무원들은 우리 구를 기피 근무지 1위로 꼽을 정도에요.”

직원들은 악취나 폐수 방류 민원이 들어오면 신고가 접수된 장소로부터 반경 5km 안에 있는 업체들을 모조리 훑는다.

모두 악취에는 도사들이다. 지린내와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신고는 폐수수탁처리업체, 역겨운 금속냄새는 도금업체를 단속하면 대부분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모든 직원이 현장근무를 하고 밤늦게까지 대기해야 한다. 밤에 폐수를 방류하는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노 팀장은 “직접 현장에 나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격무에도 묵묵히 따라주는 직원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노력 때문이었을까? 최근 서구에는 희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한다는 반딧불이가 불로동 산 171 일대에서 6월부터 관찰되고 있다. 또 12일에는 개구리와 미꾸라지 등을 잡아먹는 왜가리 100여 마리가 이 동네 만수산 자락에 둥지를 틀고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녹색연합 유종반 사무국장은 “공장으로 둘러싸인 지역에서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반딧불이와 왜가리가 발견된 것은 환경이 그만큼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