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지하철 고위간부 녹취록조작 개입 조사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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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수사 중인 대구경찰청은 25일 대구지하철공사측이 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녹취록을 조작했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경찰은 25일 지하철공사 감사부 직원 2명으로부터 녹취록 원본 테이프에 있는 통화내용 가운데 ‘사령실 직원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빼고 경찰 제출용 녹취록 문건을 작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대구지하철공사 윤진태 사장과 오모 감사부장 등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등 감사부 직원뿐 아니라 지하철공사 고위 간부들이 녹취록 조작에 간여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화재현장으로 1080호 전동차를 몰고 간 기관사 최상열씨(39)가 갖고 있던 마스터키가 안심기지창에서 발견된 점, 감사부 직원들이 ‘마스터키(전원공급 키)를 빼내라’고 지시한 통화내용이 녹취록에서 삭제된 점 등을 감안할 때 최씨가 잠적한 11시간 동안 공사 간부들과 말을 맞추고 마스터키 제거로 확대된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마스터키를 빼 갖고 피신하는 바람에 전원공급 중단으로 출입문이 닫혀 수많은 승객이 대피를 하지 못해 희생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령실로부터 ‘마스터키를 빼 갖고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을 당시 기관사 최씨의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규명하기 위해 최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분석 중이다.

대구=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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