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국제풍물악기 페스티벌’ 열자

  • 입력 2003년 1월 21일 2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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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문화 불모지’라는 불명예를 씻지 못하고 있다. 아직 세계적인 문화축제는 물론 시민들이 참여할 만한 문화마당이 없는 탓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축제로 시도됐던 ‘한민족연극제’나 ‘세계춤축제’는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고 예산만 낭비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을 대표할 축제를 발굴하기 위한 범시민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수용하고 시민참여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기왕에 발굴할 축제라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문화축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매년 8월에 열리는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을 참고할 만 하다.

유럽 전체가 들썩거릴 정도로 그 열기가 대단하며 이제 영국 문화를 대표할 정도로 규모와 수준에 있어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이 축제가 열리는 동안 다양한 장르의 페스티벌이 동시에 펼쳐지기 때문에 세계 각지의 예술인들은 자신의 작품을 세계무대로 올리기 위한 시험무대로 에딘버러를 택한다.

에딘버러시는 이 축제로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1880억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창출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축제 하나로 한 도시 경제를 지탱하는 문화상품이 된 것이다.

21세기의 지방정부가 ‘총성 없는 문화전쟁’을 주도해야 하는 이유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제 문화축제를 지역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는 정도로 만족할 시기는 지났다.

인천을 대표할 문화축제로 ‘인천 국제풍물악기페스티벌’을 건의해보고 싶다. 인천 부평구에서 몇 년 전부터 매년 풍물축제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 세계 전통 타악연주팀을 초청해 각국의 풍물악기를 전시 판매한다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관련 산업의 국제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5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에딘버러 페스티벌을 교훈 삼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치밀한 준비를 한다면 인천에서도 이에 버금갈 축제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조창용 인천사회정책연구소 이사장 cy202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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