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중계시설 이번엔 불

  • 입력 2002년 12월 18일 00시 18분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 기간시설인 남산 서울타워와 경기지역 방송국 중계소의 전력공급선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절단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오후 4시50분경 서울 용산구 용산2가 해방촌 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남산 서울타워 지하 전력공급선(2만2900V)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용산소방서 고동윤 소방교는 “현장에 출동해 보니 지하 전력선으로 들어가는 맨홀 뚜껑이 열린 채 안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며 “고압선을 보호하는 철제 박스도 누군가에 의해 파손돼 있었다”고 말했다.

불은 1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전원이 끊기는 사고에 대비한 비상발전기가 즉시 작동해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이날 화재가 난 남산 서울타워의 지하 전력공급선은 지난달 30일에도 누군가에 의해 절단돼 정전사태를 빚었으며 복구된 지 10여일 만에 또다시 방화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남창동 KBS 무인중계소의 전력선과 송신선이, 같은 달 28일에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KBS 무인중계소와 경기 하남시 하산곡동 검단산 KBS 중계소 인근의 전력선도 누군가에 의해 절단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서울타워 지하 전력공급선의 절단 및 화재가 대선을 앞두고 선거방송을 방해하려는 의도에서 저질러졌을 가능성도 있다”며 “서울 및 경기 일대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중계소 전력선 절단 사건과 연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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