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백악관앞 농성"…'미군 무죄' 반발 확산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9시 06분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두 미군 피의자에게 22일 무죄평결이 내려진 데 이어 이들이 조만간 해외로 전출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이에 분개하는 목소리가 온-오프라인에 걸쳐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계속되는 항의집회와 시위〓25일 오전 7시50분경 대학생 20여명이 서울 동작구 대방동소재 미군시설인 캠프그레이 내부로 화염병 10여개를 던진 뒤 ‘재판은 끝났지만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는 내용의 유인물 40여장을 뿌리고 달아났다.

27일 전국 시민사회단체 비상시국회의를 갖기로 한 ‘여중생사망사건 범대위’는 25일 두 미군을 한국 법정에 세우기 위한 200만 서명운동을 선포하고 거리 서명에 나섰으며 30일 전국 각지의 미군부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 다음달 2일에는 대표단 10여명을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에 보내 일주일간 농성을 벌이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미군 재판 무효화 선언과 공개사과를 요구하기로 했다.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13개 시민사회단체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옆에서 무죄평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 형사재판권의 한국 이양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전면 개정 △부시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최근 주한미군 법정에서 무죄평결을 받은 미군 2명 중 1명이 최근 전역을 신청했고 나머지 1명은 조만간 해외로 전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25일 “이들 사병 중 1명이 최근 전역을 신청했고 또 다른 1명은 한국 내 근무 기간이 만료돼 곧 해외의 다른 부대로 전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고를 낸 미군 병사 2명의 무죄평결에 대한 항의시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한국을 떠날 경우 이번 사태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시위〓여중생 사망사건 범대위 홈페이지(www.antimigun.org)에서 실시하고 있는 ‘백악관에 항의 메일 보내기’에는 이날까지 1961건의 메일이 접수됐고 ‘SOFA 개정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에는 2만1420명이 참여했다. 시민의 신문이 주관하는 ‘온라인 추모제’(www.ngotimes.net/Condol.asp)에도 1만4052명이 추모의 글을 올렸다.

이 밖에 주한미군철수 운동본부(www.onekorea.net)와 주한미군 범죄근절 운동본부(www.usacrime.or.kr) 사이트 등 각종 미군관련 사이트에는 미군을 규탄하고 한국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항의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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