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씨 곧 재소환, 현대전자 주가조작-4000억 의혹 수사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22분


19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 후보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던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이 16일 오전 전격 귀국한 뒤 검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이날 이씨를 상대로 주가조작 사건의 배후로 정 후보를 지목한 경위와 진위에 대한 1차 조사를 벌였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조사 일정을 정한 뒤 이씨를 재소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씨를 상대로 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됨으로써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이익치 전격 귀국 "왜 하필 지금"

이씨는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98년 당시 현대중공업 고문이던 정 후보가 현대전자에 현대중공업 자금 1880억원 지원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으며 민주노동당은 다음날 이씨의 발언을 근거로 정 후보를 주가조작 공범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수사 및 공판기록을 대법원에서 넘겨받아 정밀 검토를 벌이고 있으며 이영기(李榮基) 전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사건 관련자들을 재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16일 검찰조사 뒤 기자들에게 “정 후보 등 현대 고위층이 주가조작을 주도했으며 다음주 초 기자회견 등을 통해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시민단체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등이 지난달 15일 현대상선의 4900억원 대북지원 의혹과 관련해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 전 산업은행 총재 등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씨를 상대로 현대 고위층의 관련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두 아들의 병무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의 수배를 받아왔으며 16일 오전 6시1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한항공 01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오전 9시경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출두했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이씨가 병무비리 혐의에 대해 시인함에 따라 보강조사를 거쳐 조만간 이씨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96년 5월과 97년 7월 둘째아들과 셋째아들의 카투사 선발 청탁으로 병무청 직원에게 각각 8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으나 이 중 셋째아들 관련 부분만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