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징용 유해-위패 357위 돌아온다

  • 입력 2002년 11월 13일 06시 28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강제징집돼 숨진 한국인 357명의 유해와 넋이 조국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일본에서의 유해 봉환은 개별적으로 이뤄지긴 했지만 대규모로 이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회장 김종대·金鍾大)는 12일 “강제징집돼 숨진 한국인 유해 50구와 위패 307위(位) 등 모두 357명의 유해와 넋이 16일 한국으로 봉환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이들 유해는 일본의 14개 사찰에 보관돼 있던 것으로 경기 파주시 보광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유족회는 또 “12월 중으로 유해 300여구가 추가로 봉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족회는 이미 올 9월 100위(유해 48구와 위패 52위)를 1차로 봉환했으며 이 유골 등은 현재 파주시 평화 통일사에 봉안돼 있다.

이번 유해 봉환은 유족회와 일본 사찰 헤이와사(平和寺), 세계미술문화교류협회(이하 미협) 한국·일본 지부 등 한일 양국의 뜻있는 민간단체들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특히 마쓰오 미치료(松尾道龍·80) 헤이와사 주지 대행 스님은 80년대 초부터 억울하게 죽어간 한국인 징집 및 징용자의 유해발굴 작업에 전념해 왔으며 지난해 11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유해 봉환을 위한 민간단체간 협력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보관 중인 한국인 유해가 1100여구에 불과하다며 민간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35만여구에 이르는 한국인 유해 봉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미협측은 “앞으로도 대규모 봉환 사업을 통해서 일본에 남아 있는 유해를 모셔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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