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초동 정보사부지 공원조성" 이명박시장 돌출발언

  • 입력 2002년 10월 8일 17시 35분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서초구 서초동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이전 부지 5만5000평을 모두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돌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보사 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하면 교통 혼잡과 주거환경 악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녹지로 보존해 시민들에게 공원으로 되돌려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의 이런 발언은 부지의 일부(약 3만평)를 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고건(高建) 전 시장의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고 시장은 6월20일 국방부와 ‘정보사 이전 부지에 대해 용도변경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협의서를 체결했다.

더욱이 이 시장은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실무진과 아무런 사전 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다분히 즉흥적인 발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 한 간부는 8일 “정보사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공공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더라도 매입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정보사 이전 부지 가운데 도로와 공원 등으로 계획된 2만5000평을 제외한 3만평은 현재 공시지가로만 따져도 1700억원이 넘는다.

국방부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국방부 관계자는 “6월 고 시장과 장관이 서명한 협의서에 따라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보사를 이전할 계획을 세웠는데 차질을 빚게 됐다”며 “서울시 진의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정보사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 중 3만평을 국유재산법에 따라 일반에 공매(公賣)하기로 하고 서울시와 2종 또는 3종 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