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현대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5차례 설계변경후 허가

  • 입력 2002년 9월 27일 18시 10분


현재 서울 양천구 목동 916 일대에 건설 중인 현대 하이페리온 단지가 최초 허가 당시 지상 6층의 유통판매시설에서 5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쳐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로 바뀌었으며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건교위 안경률(安炅律·한나라당) 의원은 27일 열린 서울시 국감에서 “현대 하이페리온 단지는 97년 5월 최초 허가 당시 지하 2층, 지상 6층의 유통판매시설로 허가됐으나 5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쳐 69층, 59층, 54층, 8층 등 4개동에 연면적 38만여㎡의 대단위 단지로 바뀌었다”며 “이 과정에서 서울시 관계자들과 현대측의 유착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하이페리온의 시설별 면적을 보면 당초 주용도로 설정돼 있는 판매 및 영업시설은 전체 면적의 37.7%에 불과한 반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부수적’ 시설면적이 무려 62.3%에 이르러 주객이 전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이들 건물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97년 5월 초기 설계변경을 통해 6층 규모의 백화점에다 40층 규모의 빌딩 1동을 더 짓는 것을 전제로 한 교통영향평가에서는 혼잡시간대 예상 최대 교통유발량이 4280대였으나 2000년 5월 백화점과 지상 69층과 54층 각 1동, 59층 오피스텔을 짓는 것을 전제로 한 교통영향평가에서는 예상 최대 교통유발량이 2182대로 오히려 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것.

이 단지에 대해 윤두환(尹斗煥·한나라당) 의원도 서울시가 2000년 설계변경 과정에서 백화점 1동, 아파트 3개동으로 짓게 해달라는 현대측의 행정심판을 기각했다가 불과 40일 만에 현대측이 아파트 3개동 중 1개동을 오피스텔로 바꿨다는 이유로 건축승인을 해줬다며 “서울시가 사실상 난개발을 묵인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예상 교통유발량이 줄어든 것은 판매시설이 처음보다 줄었기 때문이고 하이페리온 설계변경 과정은 모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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