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직장인 37% "언어 성희롱 당해"

  • 입력 2002년 9월 12일 17시 44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장인들도 일하면서 성희롱에 적지 않게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이 산하 금융과 관광,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남녀 조합원 2000명(남성 700, 여성 1300명)을 대상으로 직장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화 등으로 음담패설을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 37.0%, 여성 48.0%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외모를 놓고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받았다’고 밝힌 것은 남성 31.3%, 여성 49.8%였고 ‘음란한 사진이나 그림 때문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 15.6%, 여성 16.6%였다.

또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는 등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응답한 것이 여성 17.7%, 남성 7.5%였다. 특히 ‘상대방이 가슴이나 엉덩이 등 특정 부위를 만진 적이 있다’고 밝힌 비율은 여성 10.2%, 남성 7.6%였다. 이와 함께 ‘안마나 애무를 강요받았다’고 답한 사례가 남성 5.1%, 여성 5.5%로 비슷했고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밝힌 비율은 남성 3.0%, 여성 1.8%였다.

회식자리에서 술을 따르거나 춤을 추자고 요구받은 경우는 여성 58.6%, 남성 14.7%였다.

성희롱이 주로 발생한 시간대는 △근무외 55.5% △근무시간중 39.9% △출퇴근중 2% 등이었고 성희롱이 일어난 장소는 △회식이나 야유회 44.5% △작업장 36.4% △직장내 공공장소 13.0% 등이었다.

여성 피해자의 97.3%는 가해자가 남성이라고 밝힌 반면 남성 피해자는 가해자가 남성 68.3%, 여성 31.7%이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직장 상사 54.2% △직장 동료 32.4% △고객 6.1% △하급자 2.1% 순이었고 가해자 나이는 40대가 50.1%로 가장 많았다. 성희롱 피해자의 46.1%는 웃거나 농담으로 위기를 넘겼고 16.1%는 싫다고 분명하게 밝힌 뒤 그만두라고 요구했으며 2.6%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사내 고충처리부서에 신고한 경우는 0.6%에 그쳤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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