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택시 통역서비스 장치 ‘애물단지’

  • 입력 2002년 8월 15일 22시 08분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광주지역 택시 동시통역서비스장치(스피커폰)가 이용률이 낮은 데다 고장도 잦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광주지역 택시업계에 따르면 3월부터 월드컵 관람객들에게 7개 외국어 통시통역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피커폰을 설치한 택시는 모두 7936대에 이른다.

그러나 이 장치 이용건수는 서비스 첫 달인 4월 705건, 5월 1723건, 6월 4358건 등 모두 6786건에 그쳤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3월 29일∼6월 29일)와 월드컵 기간을 포함한 석달 동안 스피커폰 장착 택시 1대당 이용률이 0.85건에 불과하고 한번도 이용한 적이 없는 택시도 1000대가 넘는다는 것.

또 스피커폰의 고장이 잦은 데다 수리가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S택시의 경우 전체 장착 차량 180대 가운데 30여대가 고장났지만 제때 수리를 받지 못해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이 통역서비스 장치는 운전사의 휴대전화로 24시간 통역센터(080-860-0505)에 전화를 걸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7개 외국어를 3자 통화방식으로 동시 통역해주는 방식이다.

단말기 1대당 가격이 4만9500원으로 제작사인 ㈜피커폰이 택시 내부 광고를 조건으로 무상 기증했으며, 광주시는 이 회사에 2000대분의 6개월간 통역수수료(대당 월 3000원) 명목으로 3600만원을 지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 중 외국인 방문객 예측이 빗나가 수요보다 과잉 투자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외국 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이 장치를 계속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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