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독자가 추천하는 맛집…부천 삼정동 '두미만두'

  • 입력 2002년 7월 17일 19시 02분


부천 오정구 삼정동의 ‘두미만두’(032-674-8851)에는 메뉴가 따로 없다. 손님이 주문할 수 있는 것이라곤 김치만두와 순두부가 전부이기 때문. 그나마 두 달 전부터 빈대떡을 추가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이 집의 주 메뉴는 황해도 연백 출신인 주인 김숙자씨(62·여)가 13년째 직접 빚는 김치만두. 1인분(4000원)을 주문하면 커다란 대접에 어린아이 손바닥 만한 만두 5개를 육수에 담아 내온다.

언뜻 보면 일반 ‘만두국’과 비슷하지만 만두와 육수 외에 다른 것은 전혀 넣지 않는다.

잘 익은 김치를 잘게 썰고 다진 쇠고기와 두부, 각종 야채를 섞어 만든 만두속은 그리 맵지 않은데다 참기름으로 고소한 맛을 더해 입안에서 몇 번 씹지 않아도 목안으로 넘어가 버린다.

아삭아삭 씹히는 김치가 매콤하게 느껴질 때 하루 종일 푹 고아 낸 사골육수를 한 모금 마시면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주인 김씨는 “푹 익힌 김치를 만두속으로 쓰면 맵고 짠 맛을 줄일 수 있다”며 “하루 세 번 만두를 직접 빚어 손님상에 올린다”고 말했다.

이 집 순두부(1인분 4000원)는 매콤한 찌개에 담겨 나오는 여느 순두부와는 겉모양부터 다르다.

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국물에 곱게 갈린 흰 두부가 수북히 담겨 나온다. 12시간 가량 물에 불린 콩을 갈아 간수를 넣은 뒤 두부로 굳어지기 직전의 부드러운 상태에서 손님 상에 올린다. 순두부의 고소한 맛과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은 일품이다.

대파를 송송 썰어넣은 간장양념을 취향에 따라 얹어 먹는다.

순두부는 공기밥과 함께 나오므로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주인 김씨는 2∼3명이 함께 와서 김치만두와 순두부, 녹두빈대떡(3000원)을 하나씩 시키면 다양한 맛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고 귀뜸한다.

밑반찬으로는 매일 담그는 겉절이와 숙성된 깍두기가 전부지만 음식 인심은 넉넉하다.

한번에 6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지만 식사 때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 예약하는 것이 좋다. 가게 건물에 딸린 주차장은 10대 규모. 오전 11시∼오후 9시 영업하며 매주 일요일에는 쉰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추천인=손영훈(45·자영업·인천 중구 송월동)

“손맛이 밴 만두와 함께 푸짐한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어 좀 멀어도 자주 찾는다. 바쁠 때를 피해가면 주인장의 구수한 고향 얘기를 덤으로 들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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