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박동 재개발 비리]김진관 제주지검장 사표

  • 입력 2002년 7월 3일 18시 59분


경기 부천시 범박동 재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기양건설산업 로비스트 김광수씨를 통해 2억원의 돈 거래를 한 김진관(金鎭寬) 제주지검장이 3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퇴임했다. 김 검사장은 퇴임식에서 “채권 채무 관계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검사장은 2000년 4월 김광수씨를 통해 S건설 회장 M씨에게서 2억원을 빌린 뒤 같은 해 7월 1억원을 갚았으나 나머지 1억원은 김광수씨가 대신 갚은 것으로 드러나 이 1억원이 청탁의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검사장은 최근 재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김광수씨에게 1억원을 갚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김광수씨와 기양건설 관계자 등 관련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김광수씨가 청탁의 대가로 돈을 대신 갚았다는 의혹을 입증할 물증이나 진술을 확보한 뒤 김 검사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 검사장은 2000년 6, 7월경 김광수씨에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세작(李世作)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김광수씨가 자신을 사업가라고 소개하면서 사촌형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만나고 싶다고 해 전화를 해줬으나 김광수씨가 기양건설과 관련이 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김광수씨는 지난해 초 기양건설이 새한종금에서 부실채권 91억원을 20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형택씨 등 예보 관계자가 세한종금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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