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먼거리 배정 안한다…경기교육청 시안 마련

  • 입력 2002년 7월 3일 18시 57분


지난해 평준화제도가 도입된 경기 수원, 성남, 안양권(과천 의왕 군포시 포함), 고양시 등 수도권 고교 평준화 4개 지역의 현재 중학교 3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03학년도부터 학생이 원할 경우 모두 구역 내(근거리 지역) 고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2003학년도 경기도 고교 평준화지역 학생배정 방법 시안’을 마련해 한국교육개발원에 타당성 여부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으며 지역별 교사 및 학부모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의견청취 작업에 들어갔다.

도교육청은 이 시안에 대한 의견청취와 타당성 검토 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달 말경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시안에 따르면 학생배정 방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학군 내 배정’(1차 배정)과 ‘구역내 배정’(2차 배정) 원칙에 따라 2단계로 이뤄진다.

그러나 구역 내 신입생수가 고교 정원보다 많을 경우 지난해와 달리 다른 구역으로 배정하지 않고 학급당 학생정원을 다소 늘려 수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던 안양권의 경우 안양 만안구역과 동안구역을 하나로 통합해 안양시, 과천시, 의왕시, 군포시 등 4개 구역으로 조정한다.

또 수원시의 경우 학생들의 학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1차 배정 비율을 지난해 70%에서 50%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안양 동안구역와 수원의 팔달구-권선구 남부 구역의 경우 신입생수가 고교 정원을 크게 웃돌아 지난해 원거리 배정으로 인한 불만이 많았다”며 “근거리 배정을 위해 학급당 정원(35명)에 구애받지 않고 정원을 최대 3명까지 늘려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고교 평준화 5개 지역 중 부천시는 단일 구역으로 2002학년도처럼 학생들이 전체 고교를 대상으로 지원한 뒤 추첨으로 학교를 배정받게 된다.

한편 올 2월 수도권 평준화지역 학생배정 과정에서는 전산오류로 인해 7721명의 학생이 학교를 잘못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나 재배정되는 사태가 초래됐다.

▼1차 배정비율 수원-성남-고양 50% 안양권 40%▼

경기도교육청이 이번에 마련한 평준화지역 학생배정 방법 시안은 평준화 첫해인 2002학년도에 불거진 ‘원거리 배정’에 대한 불만을 사전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단계 배정 방식의 골격은 유지하지만 학급당 학생정원의 탄력적 운용과 구역 조정 등을 통해 구역내 배정(근거리 배정)을 최대한 늘리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학교 배정〓학군내 배정(1차 배정)은 학군내 일반계고교를 대상으로 5지망까지 적어내면 컴퓨터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하는 것이다. 이때는 구역이 다른 고교에도 지원이 가능하다. 1차 배정의 비율은 수원 성남 고양은 50%, 안양권은 40%다.

1차 배정에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구역내 배정(2차배정)을 통해 학교가 결정된다. 중학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한 구역내 일반계고교 전체를 대상으로 지원 순서를 적어낸 뒤 역시 추첨으로 배정받는다.

지난해 구역내 배정 때는 학급당 학생 정원을 제7차 교육과정에서 규정한 35명으로 제한해 신입생수가 고교 정원을 초과했던 구역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다른 구역 고교로 배정받았다.

특히 △수원시 팔달구-권선구 남부 구역 △안양시 동안구 구역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구역 △고양 일산구 구역 등의 학생들 중 상당수가 고교 정원이 넘쳐 다른 구역으로 배정되는 바람에 집단민원의 대상이 됐다.

이번에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정원을 조정해 학급당 최고 3명까지 늘려 수용할 계획이다.

▽구역 조정〓안양시의 경우 동안구 구역과 만안구 구역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한 구역으로 통합하고 학급당 학생정원을 늘려 최대한 안양시내에서 학생들을 수용키로 했다.

그러나 학급당 정원을 38명까지 늘려도 신입생들이 정원을 초과할 경우 불가피하게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해 학생이 부족한 과천시와 의왕시 소재 고교에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원시도 1차 배정 비율을 70%에서 50%로 낮춰 다른 구역으로 진학하는 학생 수를 줄이기로 했다. 또 학교가 부족한 팔달구-권선구 남부 구역의 일부 학생들은 장안구-권선구 북부 구역에 배정하거나 두 구역의 경계에 있는 1개 고교의 구역을 조정해 학생을 수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성남시나 고양시는 학급당 학생정원을 1, 2명 늘리면 별 무리없이 전원 구역내 배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이와 함께 중학교 배정구역과 고교 배정구역이 달라 원거리 통학을 해 온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 주소지 구역의 고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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