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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5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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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0일 열릴 예정인 월드컵축구 한국-미국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미국대사관 경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대사관 인근에 3개의 대형 전광판이 있는 이 지역은 한국-폴란드전이 열린 4일 밤 10만여명이 몰린 대표적인 ‘거리응원’ 지역. 16강 진출이 사실상 확정될 가능성이 큰 10일에는 더 많은 사람이 거리응원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올해 초 열린 미국 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 선수의 반칙시비가 있었는 데다 최근에도 차기전투기 도입과 관련해 한미간에 마찰이 있어 미국에 대한 국민감정이 좋지 않다는 점.
만약 한국-미국전에서 한국이 아깝게 패하거나 미국팀에서 오노 선수의 경우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돌발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찰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4일 밤 거리응원에 참가했던 일부 시민이 대사관 앞까지 진출해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폴란드전에는 광화문 지역에만 18개 중대를 배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경찰력의 증원, 폴리스라인의 설치 및 인원 분산을 위한 시청 앞 대형전광판 설치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움직일 경우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지 않느냐”며 “성숙한 시민의식과 한국이 이기기만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대사관 공보과 관계자는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가 대사관 방침”이라며 “아직까지 경찰에 경비를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