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로비의혹 수사]TPI유착 정관이사 정조준

  • 입력 2002년 5월 20일 18시 46분


검찰 불려온 김홍걸-최규선 - 연합
검찰 불려온 김홍걸-최규선 - 연합
검찰 수사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을 겨냥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관계 인사들의 직간접적인 연관 사항은 현역 의원들이 TPI에서 100만∼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거나 전현직 의원과 관료들의 비서관과 보좌관 출신 인사들이 TPI에 임직원으로 영입됐다는 사실이다.

또 일부 고위관료 출신 인사는 본인이 직접 TPI 임원이 됐고 일부 전현직 의원은 TPI의 복표사업 선포식 등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거나 행사를 주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로비의 ‘개연성’을 의심할 수는 있으나 그 자체가 형사처벌할 만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구속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의 경우처럼 TPI 측에서 사업 청탁과 함께 주식이나 돈을 받은 사실이 나와야 하는데 수사가 아직 그런 결론을 내릴 만큼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할 단서나 정황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TPI 내부에서조차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의 로비에 대해 우려했던 점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TPI 전 직원 A씨는 “2000년 말부터 회사 내부에서 복표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엄청난 로비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향응과 접대로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끼리 모여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또 정관계 출신 인사들이 복표사업자 선정 관련법 개정과 사업자 선정을 전후해 수만주의 스톡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을 받는 조건으로 TPI에 영입된 점도 석연치 않다. 로비스트 역할을 기대하고 스톡옵션이 주어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TPI 측에서는 벤처기업 등에서 영입하는 인사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관행과 다를 것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청탁에 대한 대가로 전달된 돈과 주식을 찾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TPI 전현직 핵심 관계자 가운데 본인이 직접 관련되지 않은 로비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할 경우 수사가 의외로 쉽게 풀려나갈 수도 있다.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과 정관계 인사 직간접 연관 사항
정관계 인사연관 사항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15대 의원 시절 비서관 성모씨, 99년 11월 TPI 전무 영입
이상주교육부총리(전대통령비서실장)비서실장 수행비서 최모씨, 올해 2월 스포츠토토 전무 영입
김홍업씨친구 온모씨, 2000년 6월 이전 TPI 부회장 영입
정덕용 전 문화부 기획관리실장2000년 초 TPI 감사 영입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98년 여당 의원 상대 TPI 사업 설명회 주선 의혹, 본인 부인
정범구 민주당 의원2001년 300만원, 올해 100만원의 후원금 받음
정동채 민주당 의원후원금 300만원 받은 것으로 알려짐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후원금 310만원 받음. 비서 권모씨 2001년 8월 TPI커 뮤니케이션 입사
심규철 한나라당 의원후원금 100만원 받음
정진석 자민련 의원 2001년 후원금 100만원 받음
임진출 한나라당 의원지난해 3월 TPI 복표사업 선포식 참석
이원창 한나라당 의원보좌관 정모씨, TPI와 합병한 로토토(구 한국아스텐) 이사 영입
강용식 전 한나라당 의원보좌관 정모씨, TPI와 합병한 로토토(구 한국아스텐) 이사 영입
이경재 전 한나라당 의원지난해 3월 TPI 복표사업 선포식 참석. 입법보좌관 신모씨, 99년 11월 TPI 과장 영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