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트러스트 국내 처음 땅 매입

  • 입력 2002년 5월 3일 15시 17분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자연환경을 시민들의 성금으로 매입해 영구히 보존, 관리하는 내셔널 트러스트(국민신탁) 운동(http://www.nationaltrust.or.kr/) 주관 단체가 국내 출범 2년만에 처음으로 땅을 매입하게 됐다.

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동대표 김상원·김성훈)은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하나인 매화마름이 서식하는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의 농지 912평을 매입하기로 하고 지난달 29일 땅주인 사재구씨(62)와 계약을 했다고 3일 밝혔다.

트러스트측은 그동안 적립해온 성금으로 계약금 2000만원을 지급했으며 잔금 2800만원은 앞으로 1년간 회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모금한 뒤 지불키로 했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 국내에서 자연 유산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습지 등 생태계 취약지구나 개발예정지를 대상으로 유사한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트 관계자는 "매화마름 군락지 보존을 위해 2년여 동안 강화군과 지역주민과 협의해왔으며 이번에 농지소유자 사씨로부터 112평은 기증받고 나머지 800평은 매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6종 가운데 하나인 매화마름은 논이나 연못에서 사는 여러해살이 물풀로 습지 매립과 개발에 따라 최근에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며 강화도 일대에서만 간혹 눈에 띄고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모금이나 기부, 증여 등을 통해 보존가치가 놓은 자연환경이나 문화재를 사들여 시민의 주도하에 영구히 보전하는 것으로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세계 27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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