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 지자체 출마자들 수년전 사진배포 논란

  • 입력 2002년 4월 22일 21시 57분


“어! 군수가 왜 이렇게 젊어보여?”

충남에 사는 진모씨(48·여)는 최근 한 지방신문의 동정난에 나온 군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70세를 내다 보는 군수가 50대처럼 나왔기 때문이다.

선거관련 기사를 준비해 온 한 기자는 광역단체장 출마 예정자로부터 기사작성용 사진을 받고 5년전 촬영한 사진임을 확인한 뒤 되돌려 보냈다.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 충남지역 출마 예정자들이 6∼7년전에 촬영한 사진을 언론사 등에 배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지역 자치단체장들의 연령이 전국 최고령인데다 세대교체 여론도 적잖게 일자 이를 피해가려는 방법으로 옛날 사진을 사용하고 있는 것.

지난 15일자 한 지방지에 게재된 충남 모 시장의 사진은 98년 ‘6·4 지방선거’때 언론사에 배포한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일자 다른 지방지에 게재된 모 군수의 사진은 7년전인 95년 지방선거때 촬영한 사진이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는 선거공보물이나 소형인쇄물에 게재될 후보자의 사진 촬영시점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

선관위 관계자는 “이 같은 사진이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3개월이내 촬영한 사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며 “선거법 예규개정 등이 지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제선사무처장은 “최근 독일에서는 슈뢰더 총리의 머리카락 염색 여부를 놓고 파문까지 일고 있다”며 “오래전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유권자를 속이는 행위로 제재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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