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전문 大-市 첨예대립

  • 입력 2002년 3월 30일 01시 01분


시립 인천전문대가 학장 선임 문제를 놓고 대학 자율을 침해한다며 인천시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천전문대는 최근 공석중인 학장 선임을 위해 교수 132명이 직접투표를 통해 민철기교수(50·전 교수협의회 회장)를 1위(70표) 후보로 선출했다. 2위 후보는 62표를 얻은 경인여자대학 관선 이사장인 금승호씨(61)가 차지했다.

학장 선임은 복수추천을 통해 인천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 자문을 받아 최종 임명권자인 시장이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시 관계자가 1위 후보인 민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할 것을 종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당사자인 민교수는 “25일 오전 시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개인적으로 명예가 회복된 만큼 사퇴를 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시 관계자가 유력한 학장 임용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전문대 김원재 교수협의회장(48)은 “시가 민교수의 징계 경력을 들어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교수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민교수가 전 학장의 파행운영을 막는 등 대학 정상화 과정에서 징계를 당한 만큼 학장 선임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시가 학장 임용 문제를 두고 인천전문대를 파행으로 몰아갈 경우 성명서 발표 등으로 시의 부당성을 알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시 관계자는 “교수협의회가 반발하고 학장 임용 문제를 두고 시에 간섭하는 것 자체가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인사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임명권자가 결정할 문제인 만큼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전문대는 1월 26일 전임 학장이 의원면직된 뒤 2개월 지나도록 학장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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