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지역 대학들 '등록금 갈등'

  • 입력 2002년 1월 24일 20시 24분


대구 지역의 대학들이 새학기 등록금 인상 문제를 놓고 총학생회와 갈등을 빚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수업료와 입학금을 5% 인상하는 경북대의 경우 등록금 120만원 중 90만원을 차지하는 기성회비를 14%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대학측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주까지 총학생회측과 11차례에 걸쳐 기성회비 조정협의회 를 열었으나 23일 현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학측은 물가인상률과 교육시설 기자재 확충에 따라 늘어난 재정수요를 감안할 때 기성회비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생들은 경북대가 지난해 전국 국립대 내부혁신 평가에서 전국 1위로 선정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재정지원금 35억원을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기성회비를 내릴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영남대는 총학생회측과 지금까지 7차례 등록금 협상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대학측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로 인해 등록금을 9%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학생들은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다며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측은 일단 2002학년도 신입생들에게 9% 인상률이 반영된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했으며 최종 인상안이 결정되면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등록금 9.8% 인상을 추진중인 대구대는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는 총학생회측과 지금까지 3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대학측은 도서관 증축과 기숙사 신축 등 재정수요가 늘어 학생들이 요구하는 동결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학도 7.4∼8.6%의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학생회측은 동결이나 인상폭 인하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등록금 인상에 따른 학내 분규로 학사행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대학 당국과 총학생회측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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