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가득한 광화문 네거리의 X-마스 이브

  • 입력 2001년 12월 24일 21시 43분


“너와 함께 있으면 나는 너무 행복해.상희야 사랑해~~나와 결혼해줘!”

친구 만나라 가자는 남자 친구 백승만(28·인천광성고 수학 교사)씨의 말에 무심코 광화문 까지 따라 온 박상희(27)씨는 평생 잊지 못할 프로포즈를 받고 기쁨에 겨워 어쩔줄 몰라했다.

광화문 네거리에 자리잡은 동아닷컴 대형 전광판에 뜬 남자친구의 사랑 가득한 청혼 메시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

숨어서 담임선생님의 청혼을 지켜보던 광성고 2학년 6반 학생들이 인공 눈과 함께 샴페인을 터뜨리는 ‘깜짝응원’까지 등에 업은 백승만씨는 “나의 사랑, 결혼해 줄래?”라며 정식으로 청혼을 했다. 눈물까지 글썽이며 감격해 하던 상희씨는 주저없이 결혼을 승낙했다.

광화문 빌딩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까지 특별한 프로포즈를 지켜보기 위해 모여들어 30여명의 구경꾼들에게 둘러싸인 백승만씨는 미리 준비한 목걸이를 예비신부에게 걸어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기특한 제자들의 밥을 사주기 위해 자리를 떴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서울 광화문 네거리는 동아닷컴과 흥국생명이 공동으로 주최한 ‘사랑고백 이벤트’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넘쳐났다.

이번행사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아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동아닷컴 전광판에 가족,친구,애인,직장동료 등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새겨주는 것.

권수민씨는 결혼 31년만에 홀로 결혼기념일을 맞이한 시어머니를 위해 이벤트에 참가했다.

지난 2월 남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시름에 젖어있던 시어머니 이정림(55)씨는 “어머님 결혼 기념일 축하드려요.저희가 아버님 빈자리 까지 효도할께요.사랑해요.아들 성호 며느리 수민 올림”이라는 메시지가 7시 25분경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배경음악으로 전광판에 뜨자 남편의 빈자리는 잠시 잊은 채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다.

아들의 돌 사진까지 배경화면으로 챙긴 며느리의 세심한 배려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아들과 딸 사이에 서서 사연을 지켜 본 이정림씨는 조금 떨어져 서 있던 며느리옆으로 다가가 따듯하게 감싸안았다.

모녀간으로 알고 있던 주변 행인들도 기특한 며느리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해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한 아들 내외를 위한 어머니의 애정 가득한 사연도 있었다.

“처음 등에 업힌 아가는 불편해 한단다.엄마의 등이 편해질 때 행복을 느끼지.힘들땐 업히거라. 이현자”

이틀전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서울로 신혼여행을 온 이해균(26·부산대 병원 가정의학과 레지던트)-조현진(26·부산 중앙여중 교사) 커플은 “어머님 뜻에 따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겠다”며 “같이 사실 어머님을 더 잘 모시자”고 두손을 꼬옥 잡고 다짐했다.

쌀쌀한 서울 날씨를 예상 못해 싱글 차림으로 20여분간 오들오들 떨며 사연이 나오길 기다리던 두사람은 사연을 본후 추위는 아예 느껴지지도 않는 듯 밝은 표정이었다.

처음 메시지가 전광판에 뜨자 무슨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던 행인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연 하나하나를 유심하게 읽으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젊은 남녀들은 특별한 사랑고백에 행복해하는 커플들을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쳐다봤다. 한 여성은 자신이 평소 꿈꿔 왔던 프로포즈가 눈앞에서 벌어지자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은 무관심(?)한 남자친구를 원망하기도 했다.

7시 10분 “여보! 미안하오. 또한 감사하오.무엇보다, 옥주! 당신을 사랑하오”라는 오상민씨의 사연으로 시작된 사랑고백 이벤트는 “남희야,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참고 잘 기다려라.그리고 서울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잘보내자구나.사랑한다”는 김정성씨의 사연을 마지막으로 7시 45분에 끝을 맺었다.

첫날 30명의 사연이 소개된데 이어 크리스마스인 25일에도 저녁 7시 10분터 30명의 사랑고백이 광화문 동아닷컴 전광판을 통해 방영된다.

1월 7일과 8일에도 예정된 이번 행사는 동아닷컴 이벤트 게시판(http://hungkuk.donga.com)에서 30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사랑고백 이벤트 사연보기▼


<박해식 동아닷컴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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