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순천역 지하 폐유 다량 매장”…주민 조사촉구

  • 입력 2001년 12월 24일 20시 38분


전남 순천시 주민들이 순천역 지하에 다량의 폐유가 고여 있다는 의혹이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순천역은 전라선과 경전선의 교차점으로 인근에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컨테이너부두 등이 위치해 유통 화물이 많아 철도청 지역사무소와 보선사무소, 전기사무소, 차량사무소, 건축분소 등 기관이 입주해 있다.

순천시 덕암동 순천역 인근 주민들은 24일 “지난해 초부터 비만 오면 인접한 순천역 구내 선로옆에서 상당량의 폐유가 스며나오고 있어 역 구내에 다량의 폐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철도청 순천지역사무소가 폐유 유출을 확인했으나 폐유가 땅속에 얼마나 있는지와 강우량에 따른 그간의 폐유 유출량 및 수거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철도청 순천지역사무소측은 “주민들의 신고에 따라 역 구내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폐유가 유출되는 것이 확인돼 그간 흡착포 등으로 폐유를 수거했으며 11월말에는 2억여원을 들여 배수로와 유수분리기 등 시설을 마쳤다”고 밝혔다.

사무소측은 환경규제가 없었던 1960년대부터 디젤기관차 경정비와 세차 등으로 상당량의 폐유가 버려졌을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선로와 각종 시설을 걷어 내지 않으면 지하에 얼마나 고여 있는지 알 수 없다며 폐유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민 박모씨(56)는 “폐유가 인근 토양이나 하천은 물론 순천만까지 오염시킬 우려가 높은 만큼 매장 순천시와 철도청은 폐유량이 얼마인지, 오염지역이 어디까지인지를 정밀 조사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순천시는 6월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조사까지 마쳤으나 고발이나 행정조치 없이 구두로만 시정을 지시해 폐유 오염을 방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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