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업계 교통카드사용 일방 중단…서울시 단속나서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49분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전현석·全賢錫)이 마을버스 승객의 교통카드 사용을 중지키로 해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사업조합측은 “서울시가 ‘올 10월부터 마을버스 요금을 인상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까지 구체적인 인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5일부터 교통카드로 요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사업조합은 올 상반기부터 인건비 상승 등으로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해 노선별로 300∼400원인 운임을 일률적으로 100원 인상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시간만 끌고 있어 항의 차원에서 교통카드 사용을 중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사업조합은 이를 위해 마을버스 외부와 교통카드 인식기에 ‘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교통카드를 통한 요금 수납을 거부할 방침이다.

사업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정개발연구원에 요금 인상 타당성에 관한 용역을 발주해 인상 요인이 있다는 결론을 얻고도 물가 상승을 우려해 요금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항의가 예상되지만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교통카드 사용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현행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상 스티커를 무단 부착할 경우 고발 조치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마을버스 회사들이 교통카드로 요금을 받지 않을 경우 이 법에 따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연말경 시정개발연구원의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마을버스 요금 인상안이 확정된다”며 “마을버스 회사들이 교통카드 사용을 거부하는 것은 요금 인상을 위해서라면 시민들의 불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