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없어졌다.서울-강릉 2시간반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4시 20분


대관령 고갯길이 어디야?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터널로 뚫고 지나는 영동고속도로가 왕복 5차로로 신설 확장돼 이달말 개통된다. 현재 도로포장 및 가드레일 설치를 마치고 차선긋기 등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이번에 개통되는 곳은 91년 시작된 영동고속도로 신갈∼강릉(201㎞)간 확장 공사중 마지막 구간으로 횡계∼강릉간 21.9㎞. 이 구간의 신설 확장으로 영동고속도로는 신갈∼강릉간 왕복 2차로가 75년 개통된 이후 26년만에 전구간 왕복 4차로(오르막 구간 포함 5차로) 시대를 맞았다.

대관령 굽이 굽이길 장벽 이 없어지면서 동서간 교통 물류의 증가로 영동지역의 개발과 관광산업의 발달이 기대된다. 동서간 사회 문화적 합류 현상도 빨라지는 등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대관령 고갯길 없어졌다= 횡계∼강릉간 구간 연장은 신갈∼강릉 전 구간의 10.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구간이 5차로(상행선 3차로, 하행선 2차로)로 확장되면서 서울∼강릉간 주행시간은 약 3시간 반에서 2시간 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추정했다. 특히 구절양장(九折羊腸)인 대관령 구간 횡계∼강릉간은 40분에서 10분 이내로 단축된다.

본보 취재진이 개통을 앞두고 이 구간을 달려본 결과 어디가 대관령인지 의식할 사이도 없이 한달음에 하행선 끝지점인 강릉 나들목(JC)에 도착했다.

이는 21.9㎞ 구간중 협곡에는 다리(33개·6936m)를 놓고 능선은 터널(7개·4228m)을 뚫어 최대한 직선화했기 때문. 신교성(辛敎成) 영동건설사업소 공사과장은 "반경이 최소 30m도 안됐던 기존 도로에 비해 신설 노선은 반경이 최소 800m로 전 구간 제한속도 100㎞로 달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넓게 S자 커브를 그리며 등성이를 우회하도록 설계돼 대관령 정상에서 강릉으로 내려가는 길의 경사도도 기존 도로 9∼10도에서 5도 이하로 낮아졌다. 기존 도로의 대관령 휴게소 부근을 남쪽으로 지나는 신설 도로의 해발 높이는 대관령 휴게소(해발 830m)에 비해 227m나 낮다.

김석태(金錫泰) 영동건설사업소 12공구 주감독(과장)은 "병목구간이던 횡계∼강릉간에는 기존 왕복 2차로와 함께 왕복 5차로가 신설돼 사실상 왕복 7차로가 돼 통행차량 수용능력은 3∼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측은 시간 단축과 통행량 증가 등에 따라 한해 800억원 이상의 물류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폭설로 인한 교통두절도 끝= 지금까지는 대관령에 적설량 1m 가까운 눈이 내리면 차량통행이 끊기거나 극심한 정체를 빚는 일이 잦았다. 대관령이 막히면 진부나들목∼횡계나들목간 12㎞ 구간까지도 차가 밀려 이 구간을 지나는데만 4∼5시간이 걸리곤 했다. 대관령 폭설 정체는 왕복 2차로로 좁은데다 갓길이 거의 없어 빨리 제설작업을 하지 못한 것이 한 원인. 대관령∼강릉 구간은 국도로도 사용돼 강릉 인근에서는 경운기까지 통행하기도 했다. 대형차가 미끌어져 반대차선까지 막으면 양방향 통행이 끊기고 견인차도 접근하지 못한 것도 큰 원인이었다.

박병철(朴秉澈) 영동건설사업소장은 "상하행선을 1.27m 높이의 분리대로 막고 폭 3m의 갓길을 확보했으며 강릉나들목 요금소까지 고속도로 전용이어서 더 이상 폭설 지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기존 도로와 교차하는 곳으로 기존 도로 밑을 지나는 대관령 7터널과 횡계 대관령 1터널 등 2곳에는 제설 작업분소도 설치했다.

대관령 2터널과 3터널의 앞뒤 120m 도로에는 노면상태를 감지하는 센서를 깔아 도로가 얼면 자동으로 염화칼슘액 등을 뿌릴 수 있도록 했다.

▽터널 통합관리= 대관령 터널통합관리센터가 운영돼 고속도로상 9개 터널의 통행량, 오염도, 사고여부 등을 즉각 파악해 처리한다. 횡계∼강릉 구간에만 813본의 가로등이 설치된다. 가장 깊은 협곡을 가로 지르는 성산 2교 의 다리발 높이는 90m로 국내 최장. 경사도 5도가 넘는 성산 2교와 성산 3교 부근 하행선에는 고속도로상에는 처음으로 브레이크 파열시 비상정차할 수 있는 긴급제동시설이 설치됐다.

국유림 지역을 지나기때문에 용지 보상비는 낮았지만 도로 터널 공사비가 많이 들어 수도권에 맞먹는 1km당 350억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아스팔트 밑에 까는 돌의 크기를 고르게 하는 공법(SMA공법)으로 아스팔트 수명(통상 5년)도 2∼3배 늘렸다.

96년 12월 시작된 공사는 산허리를 직접 걸어다니며 도로 중심선을 찾는데만 1년 가량 걸렸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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