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능 360점이상 3개대학 상위권지원 가능

  • 입력 2001년 11월 8일 16시 29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최상위권이 360∼370점대에 불과할 정도로 점수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합격선이 전반적으로 크게 내려가고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 추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일선 고교들이 전날 수능시험을 치른 재학생을 대상으로 가채점한 점수를 종합한 결과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30∼40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일부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명문고를 제외하고는 38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2001학년도 수능에서는 만점을 받은 수험생만도 인문계 42명, 자연계는 24명이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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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점수 하락에 실망해 가채점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이 많아 실제 점수 하락폭은 예상보다 더 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A과학고의 경우 지난해 수능에서 38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36명이나 됐지만 올해는 단 1명도 없으며 370점 이상도 총 55명 가운데 6명에 불과했다. 이 학교의 평균 점수는 지난해에 비해 35점이나 떨어졌다.

B고교의 경우 인문계의 경우 350점 이상 예상 득점자가 1명도 없고 자연계도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이 학교에서 38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인문계 19명, 자연계는 26명이나 됐다. C외고도 지난해 241명이나 됐던 380점 이상 고득점자가 올해는 고작 5명으로 나타났다. D고교에서도 350점 이상으로 예상되는 수험생이 자연계에만 2명이 나왔을 뿐이다.

지난해 수능 평균점수가 380점이었던 수도권지역의 한 명문고 역시 올해 평균 점수가 40∼50점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3학년 주임교사는 “수리와 과학탐구가 어려워 인문계의 하락이 두드러졌다”며 “자연계 학생이 인문계로 응시하는 교차지원이 늘어남에 따라 인문계 시험 난이도를 조정한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점수폭이 크게 떨어지면서 진학지도 교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서현고는 수능시험이 예상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되자 3학년 교사들이 비상회의를 갖고 영역별 가중치를 고려해 진학자료를 다시 작성할 계획이다.

서울 중동고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강호영(50) 교사는 “난이도가 매년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 맞춰 가르쳐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은 “최상위권이 지난해 390점대에서 올해는 360점대로 떨어졌다”며 “점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을 뿐 순위는 그대로이니 빨리 충격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 충고했다.

수능시험 점수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험생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지난해 초 인플레 현상을 보였던 수능 점수에 맞춰 지망 대학을 고려하던 수험생들은 이제 자신의 점수로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것.

지난해의 경우 서울대 인기학과의 합격선은 인문계 398점, 자연계는 397점 등으로 거의 만점에 가까워야 합격이 가능했다.

사설 입시기관들은 이번 수능이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대학 합격선도 크게 내려가 서울대 인기학과의 경우 365점 이상, 고려대 연세대 상위권학과는 360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경우도 300점 정도면 대부분 합격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져 대학과 학과를 고르는 것이 오히려 쉬워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榮德) 평가실장은 “전체적으로 평균 점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지나치게 하향지원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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