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대기업 달라진 채용패턴]공채대신 수시채용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1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기업의 채용패턴도 크게 바뀌고 있다. 대규모 그룹공채가 줄고 계열사별 수시채용이 늘고 있으며 정규직 사원보다는 비정규직 직원의 채용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이 예전에 비해 유연해지고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력사원을 뽑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

▽공채 시들, 수시채용 뜬다〓과거 고도성장기에 유행했던 대규모 그룹 공채는 비중이 크게 줄고 수시채용이라는 새로운 패턴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업의 인력관리가 질적 관리로 바뀌면서 수요가 있는 곳에 필요한 인력을 뽑는 식의 수시채용이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것. 특히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기업은 채용 소식을 홈페이지에 올리기만 하면 지망생들이 기업을 찾아다니며 지원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수시채용이 확대되면서 입사시험 대신 학교성적, 토익성적,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서류전형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면접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중시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수시채용 패턴으로의 전환을 겨냥해 채용 정보를 매일 업데이트해 홈페이지에 올려주는 인터넷 취업정보업체들도 성업 중이다. 취업전문 인터넷포털업체 잡링크의 김현희 주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일부 업종에서만 인터넷 채용을 활용했으나 전통산업의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설, 자동차, 섬유 등 모든 업종에 걸쳐 인터넷 채용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인기〓한국은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번째로 해고하기가 어려운 나라. 이 때문에 기업들도 정규직 채용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경총 산하 노동경제연구원 양병무(梁炳武) 부원장은 “최근 들어 기업들이 핵심 인력과 주변 인력으로 이원화해 인력관리를 하고 있다”며 “핵심 인력은 정규직으로 채용해 정예화하고 주변 인력은 임시직, 파트타이머, 파견근로자 등의 형태로 아웃소싱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취업 전문가들은 “핵심 인력권의 문턱이 높으면 주변 인력을 노크한 후 핵심 인력권에 진입하는 단계적인 취업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경력사원 채용 비중 늘어난다〓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채용 즉시 현장에 배치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의 경우 핵심기술인력은 대부분 경력사원으로 채워지고 있는 추세.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현장감각이 있는 경력사원을 우대하는 분위기 때문에 대졸 구직자들이 겪는 심리적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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