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국립대에 한의학과 생긴다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39분


사립대에만 있는 한의학과가 빠르면 2002학년도에 국립대 1개교에도 첫 개설돼 이번 입시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보건복지부가 한의사 신규인력 수급과 한의학의 국제적 관심 등을 고려해 국립대 1개교에 정원 40명의 한의학과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해와 설치 대상 학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국 국립대에 한의학과 설치 신청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공문을 보낸 뒤 지난달25일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설치를 신청한 대학은 강릉대 강원대 경상대 공주대 부경대 목포대 순천대 안동대 창원대 등 9개대이며 이 중 강원대 경상대에는 의대가 있고 강릉대에는 치대가 있다.

서울대측은 “서울대가 한의학과까지 손을 대느냐”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학과 설치는 93년 사립인 동신대와 세명대에 설치된 이후 8년간 동결됐으며 최근 3년간은 아예 정원 증원 및 신설 신청을 받지 않았다.

국립대 한 곳에 한의학과가 설치되면 한의학과 입학 정원은 경산대 경원대 경희대 대전대 동국대 동신대 동의대 상지대 세명대 우석대 원광대 등 11개대 750명에서 12개대 790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한의과대 재학생은 3800여명이다.

교육부는 대학의 교육여건과 지역 의료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 학교를 지정할 방침이다. 의료인력 수급정책은 복지부가, 양성기관 설립인가는 교육부가 맡고 있다.

교육부는 “설치방침은 정했지만 시기는 협의 중”이라며 “11월까지 결정되면 2002학년도 신입생을 뽑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가 그동안 한의사 인력공급 과잉 등을 들어 최근 8년간 한의학과 신설과 증원을 억제해온 방침을 바꾼 데 대해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연계하는 분석이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7년 대선 당시 경남대에 한의학과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경남 산청군은 경남대에 6만평의 한방단지를 무상으로 내놓았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달 교육부와 복지부에 건의문을 내고 “국립대에는 한의대가 전무해 한의학 및 한방의료를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는 듯한 부정적 근거로 이용되고 있다”며 “중국은 정부 주도로 한의학 연구 및 전문인력 양성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한의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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