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중등교사 자격 4000명 1년 교육, 초등교사로 임용한다

  • 입력 2001년 10월 6일 18시 51분


초등학교의 교사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4000여명이 교육대에서 1년간 보수교육을 받은 뒤 2003년에 초등교사(중초교사)로 임용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6일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려면 초등교사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대에서 70학점(교육대 편입생이 2년간 이수하는 학점)을 이수한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초등교사 양성소 설치 방안과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1008시간의 단기 연수를 받게 해 초등교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했으나 이같은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8일 전국 11개 교육대 총장회의를 소집해 교육대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임용방안〓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려면 2002∼2003년 교육대 졸업자 1만60명을 모두 임용해도 2002년에 151명, 2003년에 4620명 등 4771명의 초등 교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2002년에는 151명을 일정 기간 계약제로 일하는 ‘기간제 교사’로 충원하되 2003년에는 4620명을 시도별 수요에 따라 선발 시험을 치른 뒤 교육대에서 1년간 초등교사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들을 교육시키려면 올 연말까지 대상자 4620명을 뽑아야 하고 중등교사 순수 증원 인원과 퇴직교원 대비인원 등 1만명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중등자격증 소지자 1만5000명이 올해말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임용시험〓교육 대상자는 교육학 시험과 면접으로 선발하며 1년간 교육을 받은 뒤 교육생끼리 별도의 초등교사 임용고사에 합격해야 초등 교단에 설 수 있게 된다.

응시자격은 초중등 고사 임용고사에 준해 40세로 제한되며 교육대에서의 교육비는 99년 중등교사를 초등교사로 임용할 때와 같이 교육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또 중초교사와 일반 중등교사 임용고사의 일정을 조절해 양쪽에 복수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예년의 초중등 교원 임용고사 일정 등을 감안해 이달 중순 이후 임용시험 계획을 공고할 계획이다.

98∼2000년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7만5668명 가운데 21.9%인 1만6582명만 교사로 임용돼 교육 대상자의 자원은 풍부하다.

▼'속성임용' 문제점▼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양성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초등교사 충원방안은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내세운 교육대와 교육대생들의 집단 반발에 직면하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문제점〓초등교사 임용 대상자들은 1년에 7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대학생이 한 학기에 20학점 내외를 수강하는 것을 감안하면 계절학기를 감안하더라도 1년 내에 그 과정을 마치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또 교육대는 방학에는 기존 교사의 연수기관으로 활용되고 있어 교사 연수 등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대생들은 강사들이 연수에 대거 투입될 수밖에 없어 교육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가 초등교사 충원 인원만큼 교육 대상자를 선발하는 것도 문제다. 교육부는 교육대생이 전부 초등교사로 임용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소요인원 대비 교육대 졸업자를 120% 양성하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기존 정책과 모순되는 측면도 있다.

▽교육대의 반발〓전국 11개 교육대생 단체인 전국 교육대생 대표자협의회는 상경투쟁 동맹휴학 등 강경한 투쟁방침을 세웠다.

광주교육대는 5일 찬반투표에서 75%가 동맹휴학을 결의했고 나머지 교육대들은 10일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11∼12일 5000여명의 상경 투쟁에 이어 15일부터 1주일간 동맹휴학 등으로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교육부의 대책〓교육부는 99년 1년간 기간제 교사로 채용했던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겨울방학에 1008시간의 보수교육을 시켜 초등교사로 임용한 적이 있다. ‘단기간 속성 양성’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교육기간을 1년으로 늘렸다.교육부는 교육대측의 반발을 수용할 경우 교육대의 정원을 늘리고 교육여건 개선계획의 일정을 늦춰야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초등교사 과잉 공급’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또 교육대와 사범대를 통합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동시에 가르치는 교사자격증을 신설한다는 것이 장기적인 교육개혁 과제여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양성하는 것은 교육개혁과 부합한다는 측면도 있다.교육부는 교육대측의 반발로 초등교사의 양성이 불가능해지면 99년과 같이 시도 교육청이 주관해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단기간에 연수시켜 초등교사로 임용하든지, 교육여건 개선계획을 늦추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