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철원 민북마을 정체성 찾기

  • 입력 2001년 10월 4일 22시 00분


정부가 지난 60, 70년대 휴전선 인근의 유휴농경지를 개간하기 위해 조성했던 강원 철원군 민북마을(민통선 이북마을)들이 최근 잇달아 입주기념비를 세우는 등 ‘마을정체성 찾기’에 나섰다.

철원군 근남면 마현2리(이장 박구영·35) 마을은 지난 2일 마을입구에서 주민과 출향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높이 4·5m의 입주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주민단합을 다짐했다.

이 마을은 정부의 전략촌건립 계획에 따라 지난 68년 8월30일 50가구 주민들이 이주해 민통선내의 위험물인 지뢰밭을 헤쳐가며 유휴농경지를 개간, 오늘과 같은 살기좋은 마을을 조성했다.

이에 앞서 71년 100가구가 이주해 자리잡은 김화읍 생창리가 지난해 마을청년회가 앞장서 마을입구에 표지석을 설치했고, 67년 150가구가 이주했던 철원읍 대마리도 지난해 말 마을입구에 ‘이주 1세대들이 땀과 노력으로 일군 토지를 대를 이어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주기념비를 세웠다.

또 73년 60여가구가 이주해 오늘에 이른 근북면 유곡리마을도 지난해 입주날인 7월30일을 기념해 입주기념식과 함께 대대적인 마을잔치를 개최하는 등 속속 마을정체성 찾기에 나서고 있다.

마현2리 이장 박형구씨는 “터를 잡아 정이들면 고향이 아니겠느냐”며 “선친들이 땀흘려 가꿔 일구어낸 옥토를 지키며 어느 지역보다도 살기 좋은 농촌마을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철원군내에는 10여개 민북마을이 조성돼 있으며 이들 마을은 최근 무공해 농촌지역으로 각광을 받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춘천〓최창순기자>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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