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씨 계열사 회계조작" 핵심진술서 세무서 고의누락 의혹

입력 2001-09-16 18:42수정 2009-09-1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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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환씨 구속
지앤지(G&G) 회장 이용호(李容湖·43·구속수감중)씨 소유의 KEP전자 장부조작에 관련된 핵심적인 내용이 담긴 진술조서가 마포세무서의 조사과정에서 빠져 ‘세무조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의적인 누락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마포세무서에 따르면 RGB시스템 홍모실장이 99년10월23일 마포세무서에 출두해 작성한 진술조서가 RGB시스템 사건처리서류철에서 누락됐다. 이 사실은 본보가 ‘이용호씨,국세청 상대 로비의혹’(15일자 A27면)을 보도한 뒤 국세청 관계자들이 본사에 찾아와 해명하는 과정에서 새로이 확인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16일 오후 4시 현재 사라진 서류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본보 취재팀이 입수한 4장짜리 진술조서는 당시 마포세무서 조사담당 정모씨(7급), 곽모씨(8급)가 홍씨를 조사하면서 기록한 것으로 “RGB시스템을 설립한 것은 KEP전자 김모 부장(이용호씨 동서) 때문이며, KEP전자가 RGB시스템의 최대거래처”라는 홍씨의 진술이 담겨있다. 가짜영수증 판매업체인 RGB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들었다면 세무당국은 당연히 RGB의 주거래업체인 KEP전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어야 할 사안. 그러나 진술서는 누락됐고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세무 관계자들은 특히 “홍씨가 상장기업인 KEP전자와 25억원대 무자료 거래가 있었다고 사실상 시인한 이 진술조서 내용을 보고도 세무당국이 KEP전자를 본격 조사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누락된 조서는 또 “마포세무서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KEP전자 문제를 처리했다”는 국세청의 해명과는 차이가 있는 내용. 국세청은 이 사건과 관련해 “99년10월말에는 홍씨 등 RGB시스템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조사가 진척되지 않다가, 12월초 계좌추적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 10월말 당시 마포세무서는 RGB가 KEP전자와 불법거래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진술조서의 존재는 국세청의 설명과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

본보가 입수한 검찰수사 참고자료에도 KEP전자 이 모 부장이 99년10월 “(마포세무서의)계좌추적으로 KEP전자는 물론 모(母)회사인 세종투자개발(현 G&G)도 위험하니 로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내부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돼있다.

KEP전자를 관할하는 서울 금천세무서는 99년12월 마포세무서에서 자료를 넘겨받은 뒤 “KEP전자가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거래했다”며 1억3000만원을 가산세로 부과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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