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피아 8명 적발…마약판매-밀항 알선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7분


검거된 러시아 마피아 두목 블라마르 레세예프와 해시시 주사기 등 압수품.
검거된 러시아 마피아 두목 블라마르
레세예프와 해시시 주사기 등 압수품.
내외국인들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일본 밀항을 알선해준 국내의 러시아 마피아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이 유흥업소 운영에까지 깊숙이 개입했던 점으로 미뤄 국내 폭력조직과도 연계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4일 부산 동구 초량동 외국인 상&가인 속칭 ‘텍사스촌’을 거점으로 해시시와 헤로인 등 마약을 밀매해온 ‘시먀 바소’파 두목 블라마르 레세예프(46)와 조직원 세르게이 푸슈크(26), 알렉세예프(23) 등 러시아인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또 중동산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해 이들에게 공급한 무하말리(40) 등 이란인 2명을 수배하고 해시시와 대마초 500g, 주사기 20여개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번에 압수된 대마초는 해시시를 압축해서 만든 농축액과 혼합된 것으로 일반 대마초에 비해 최고 10배까지 환각성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98년 3월 텍사스촌에서 레세예프를 중심으로 ‘바소’라 불리는 조직을 결성한 뒤 지금까지 러시아 선원과 무희 및 내국인, 미군 병사 등을 상대로 헤로인과 해시시 등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레세예프 일당은 수배된 이란인들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아 텍사스촌 일대 주점에서 헤로인 1캡슐에 10만∼20만원, 해시시 1회분에 5만∼10만원을 받고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월23일 이들에게서 헤로인을 구입해 투약한 러시아 선원 우므니크 예브게니(24)는 부산항에 정박 중이던 선박 안에서 중독증세로 숨진 사실도 밝혀졌다.

▽밀항 알선〓이들은 또 7월 중순경 이란인과 터키인 불법체류자 16명을 모집해 1인당 3500∼4500달러씩 모두 6만달러(약 7500만원)를 받고 선박수리를 위해 부산항에 들어온 러시아선박에 승선시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로 밀입국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일본경시청은 지난달 30일 밀입국한 이들을 적발해 밀입국을 알선한 레세예프를 검거해달라는 수사협조공문을 보내왔다.

두목 레세예프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마피아로 활동하다 98년 3월 부산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와 러시아 마피아 출신과 불법체류자를 규합, 조직을 만든 뒤 지금까지 20여차례에 걸쳐 한국과 러시아를 드나들며 활동해 왔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