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결항 美UA항공 한인승객 1명위해 대체기 운항

  • 입력 2001년 8월 17일 18시 13분


사업차 미국을 방문 중이던 송성근(宋成根·원정제관 전무)씨는 지난달 27일 아주 귀중한 경험을 했다.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가기 위해 그린베이 공항에서 티케팅을 하려다 항공사 직원에게서 “비행기 결함으로 연착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송씨가 타려던 비행기는 오후 5시10분 출발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에어라인 5803편. 오후 7시반 출발하는 마지막 비행기가 있었지만 승객 20여명은 항공권을 취소하고 다른 항공사 비행기로 그린베이를 떠났고 송씨만이 공항에 남았다.

오후 7시경 이 항공사 카운터 담당자가 송씨에게 다가와 “30분만 있으면 다음 편이 있지만 승객과의 약속을 뒤늦게라도 지키기 위해 지금 시카고로 출발할 테니 탑승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얼마 후 100여명이 탈 수 있는 중형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다. 영문도 모른 채 트랩을 오르던 송씨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들은 “이 비행기는 지금 당신의 ‘전용비행기’이므로 앉고 싶은 좌석에 앉아서 여행을 즐겨라”고 했다.

송씨는 항공사측에서 남은 한 명의 승객을 위해 다른 지역에 있던 항공기를 급히 그린베이로 보냈다는 사실을 승무원들을 통해 알게 됐다. 항공사측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는 송씨는 “단골고객도, 미국인도 아닌 나에게 이런 서비스정신을 보인 미국 항공사의 신용에 놀랐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