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랑이 촬영 성공" 대구문화방송 보도

  • 입력 2001년 8월 2일 16시 31분


대구 문화방송의 ‘호랑이특별취재팀’은 6월22일 오전 3시34분경 경북 청송군의 깊은 산 속에서 야생호랑이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주장했다.

이 방송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가을부터 경북 도내에서 호랑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지역을 골라 무인 센서카메라 10여대를 설치한 결과 이 중 청송에 설치한 카메라에 호랑이가 잡혔다”고 발표했다.

대구 문화방송에 따르면 이 호랑이는 꼬리를 제외한 몸길이가 120㎝ 정도의 생후 24개월쯤 된 것으로 어미와 떨어져 자기 영역을 찾아다니다 카메라에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호랑이

호랑이가 맞을까요?

특별취재팀에 참여해온 야생동물연합 상임의장 한상훈 박사는 “카메라에 찍힌 동물의 모습에서 호랑이에만 나타나는 6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한국 호랑이’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대구 MBC보도자료

또 대구 문화방송 초청으로 지난달 말 대구에 온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지역연구소의 호랑이 전문가 디미트리 피크노프 박사와 표범 전문가 이고노 니콜라예프 박사는 “화면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화면에 나타난 특성과 현장 여건으로 볼 때 호랑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구 문화방송은 일부에서 ‘등에 줄무늬가 보이지 않는 점으로 보아 살쾡이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기 용인에버랜드 호랑이를 같은 조건에서 촬영한 결과 흰색이 아닌 갈색 바탕의 검은 줄무늬는 약한 조명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호랑이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대구 문화방송이 포착한 화면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국립환경연구원과 서울대공원의 야생동물 전문가 등 9명의 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해 3일부터 10일간 해당 지역의 호랑이 서식 흔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산 호랑이는 1915∼42년 일제강점기 때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는 이유로 97마리가 남획됐고 남한에서는 1921년 경북 경주시 대덕산에서 사살된 것이 마지막 공식 기록이다.

<김준석기자·대구〓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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