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씨 사전영장…외화밀반출 혐의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25일 80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리고 회사 자금 160억여원을 임의로 학원 등에 기부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최순영 전 대한생명 회장(62)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회장은 97년 8월 카리브해의 케이맨 군도에 역외펀드인 ‘그랜드 밀레니엄 펀드(GMF)’를 설립해 1억달러를 송금한 뒤 이 중 해외에서 자금세탁을 거친 8000만달러 중 6900만달러를 국내로 반입해 해외에 불법 유출한 자금을 갚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다.

검찰은 최 전회장이 96년 5월부터 97년 6월까지 회장으로 재직했던 ㈜에스디에이 인터내셔널의 계열사를 통해 1억70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뒤 이를 갚기 위해 대한생명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고 말했다.

최 전회장은 에스디에이 인터내셔널을 통해 돈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에 계류중이다.

최 전회장은 또 98년 4월부터 99년 1월까지 대한생명 자금 167억여원을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자신과 부인이 각각 이사장으로 있는 신동아학원과 기독교선교횃불재단 등에 기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전회장이 기부를 할 당시 대한생명의 자금상태는 97 회계연도 누적 결손금이 1조2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부실해 계약자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위해 준비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 준비금도 부족했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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