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호화생활 소문 김우중씨 은닉재산 얼마나 될까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34분


수십조원의 분식회계와 불법대출 등을 통해 거액의 자금 조성을 주도한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은 국내외에 숨겨놓은 개인 재산이 있을까.

이 문제는 향후 형사 판결에 따른 국가의 추징금 징수 및 그룹 부실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와 금융기관 등의 배상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다. 더구나 김 전회장은 해외에서 호화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외에 숨져진 재산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적지않은 규모" 추측▼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 김 전회장의 남은 사재(私財)가 거의 없는 상태다. 그는 99년 7월 그룹의 경영위기 당시 자구책으로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개인 부동산과 주식 전부를 담보용으로 내놓는다”고 밝혔다.

그가 내놓았던 담보 자산은 교보생명과 대우중공업, 쌍용자동차 등 계열사 주식 5142만주와 경남 거제도 임야 12만9000여평. 당시 평가액은 1조2553억원과 452억원이었다.

당시 김 전회장측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제외한 모든 사재를 내놓았다고 주장했으며 자구책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재산은 모두 채권단의 소유가 된 셈이다.

김 전회장의 한 변호인은 “김 전회장은 해외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최근 옛 임원들이 돈을 모아 생활비를 송금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회장이 아프리카와 유럽 등지에서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전언들은 그룹 부도 이전에 빼돌린 돈으로 해외에 재산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검찰 "확인 쉽지 않을 것"▼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김 전회장이 해외에 재산이 있더라도 차명 등의 방법으로 은닉했을 가능성이 높아 확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숨겨진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해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해당국과 형사사법 공조조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수사 공조 자체가 어렵고 조약체결국이더라도 협조를 받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인 정희자씨 등 일가족이 전체 지분의 81.5%를 소유하고 있는 경기 포천의 아도니스골프장과 ㈜대우의 워크아웃 직전 제3자 명의로 매각된 241억원대의 인천 영종도 일대 땅 등도 김 전회장의 은닉 재산이라는 추측이 있으나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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