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불…관객 1700명 대피소동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35분


18일 오후 3시반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신파 악극 ‘애수의 소야곡’ 공연 도중 무대 조명등에서 불이 나 1700여명의 관객들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불은 무대앞 할로겐 조명등에서 갑자기 불꽃이 일어나면서 오른쪽 가설무대에 옮아 일어났다. 그러나 자체 소방시설이 가동돼 가설무대와 조명시설 일부만을 태운 뒤 20여분 만에 꺼졌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대극장 1, 2, 3층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불이 나자 한꺼번에 빠져나가느라 큰 소동을 빚었다.관객 박모씨(50·서울 양천구 목동)는 “공연을 보다 갑자기 무대앞에서 불꽃이 일고 연기가 나자 관객들 대부분이 ‘이것도 공연의 일부구나’하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다 갑자기 무대앞쪽에서 ‘불이야’ 하는 소리가 나자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빠져나가느라 큰 소동을 빚었다”고 말했다.

관객들은 대피후 세종문화회관측에 환불요청을 하느라 1시간 여동안 항의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이날 관람객 전원에게 관람료를 환불해 주기로 했으며 이날 저녁 2회 공연을 비롯해 19일 이후 공연일정을 조정키로 했다. 경찰은 무대 조명장치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공연 못본 관객에 입장료 전액 환불 조치키로▼

세종문화회관은 이날 화재로 공연관람을 포기한 관람객과 예매객들에 대해 1만5000∼5만원상당의 입장료 전액을 환불 조치키로 했다. 또 무통장입금으로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원하는 통장계좌로 입장료를 환급할 방침이다.

세종문화회관의 한 관계자는 “화재 원인조사와 함께 불에 탄 소품을 다시 제작하기 위해선 최소한 3∼4일 이상 대극장의 공연중단이 불가피하다”며 “19일 오전까지 구체적인 공연일정 조정내용을 결정해 인터넷 홈페이지와 매스컴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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