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北단체에 '죽은 쥐' 든 협박 소포

  • 입력 2000년 12월 19일 23시 54분


사단법인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실현을 위한 네트워크’(대표 조혁·趙赫)는 19일 오전 8시경 서울 내자동 서라벌빌딩에 있는 이 단체의 사무실 문 앞에 협박편지 3장과 죽은 실험용 흰쥐 5마리가 담겨있는 소포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조혁대표와 한기홍(시대정신 편집장) 김영환 홍진표(시대정신 편집위원) 조유식씨(인터넷 서점 알라딘사장) 등 5명을 수신인으로 한 협박편지는 “희대의 변절자, 너절한 배신자들인 김영환과 그 일당들은 조국통일을 가로막아 보려고 발악 책동에 미쳐 날뛰고 있다”고 적고 있다.

편지는 이어 “냉전수구세력, 국가보안법, 외세와 함께 당장 퇴장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반민족 반통일 악법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사대매국 파쇼모략의 범죄집단 국정원을 당장 해체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지 끝에는 북한 연호로 ‘주체89년 12월19일’로 표기돼 있다.

편지와 함께 배달된 소포상자 안에는 조씨 등 5명의 명찰을 목에 걸고 흉기로 난자 당해 죽어있는 실험용 흰쥐 5마리가 들어있었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이전에도 인터넷 홈페이지와 E메일 등을 통해 협박성 글이 보내진 적이 있다”며 “편지에 북한연호를 쓰고 ‘망발을 줴치고(떠들고) 있다’는 등의 북한식 표현을 사용한 점으로 볼 때 친북단체에서 보낸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이 단체는 북한 인권신장과 민주화를 목표로 하는 시민단체이며, 김영환씨와 조유식씨는 91년 밀입북 혐의로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은 뒤 반성문을 쓰고 석방됐었다. 또 ‘시대정신’은 마르크스주의 운동에 대한 반성과 평가, 비판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잡지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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