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 이동훈회장 수사의뢰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8시 32분


불법 역외펀드를 통해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입히고 비자금을 조성한 보험사 사주와 주가를 조작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벤처기업 사장, 증권사 직원 등이 무더기로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제일화재 비자금 조성과 170여억원 손실〓금감원은 42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 역외펀드를 설립해 회사에 170여억원의 손실을 입힌 제일화재해상보험 이동훈(李東勳)회장을 업무상 배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19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불법 행위에 가담한 제일화재 임직원 6명도 같은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회장은 96년부터 올 11월까지 4년 2개월 동안 임직원 명의로 25억여원을 은행에서 빌리고 비상장 주식을 실제보다 비싼 값에 사들인 것처럼 속이는 방법으로 17억원을 조성하는 등 모두 42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금감원은 “비자금 42억원 중 16억원은 차명으로 빌린 대출금 등을 갚는 데 썼으나 나머지 26억원은 용도가 불분명하다”며 “이 돈을 이회장이 횡령했는지는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일화재는 96년 해외채권 펀드에 가입하는 것처럼 속여 말레이시아에 2500만달러 규모의 역외펀드를 설립했다. 제일화재는 이 역외펀드투자를 통해 러시아채권을 사들였으나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으로 170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역외펀드 설립도 불법이지만 제일화재는 이같은 거래를 장부에 기장하지도 않았다.

제일화재는 이밖에 99사업연도 결산을 하면서 당기순이익을 조작했다.

▽동신에스엔티 주가조작〓금감원은 이날 코스닥등록기업인 동신에스엔티의 대주주인 임중순 대표이사를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임씨와 함께 주가조작에 가담한 전 서울증권 전모 대리, 전 세종증권 민모 차장, 일반투자자 김모씨 등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임대표는 올 1월 4명의 공모자에게 보유 중이던 주식 40만주(액면분할 이후)를 빌려주고 시세조종을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9570만원을 건넸다. 공모자들은 6월초까지 진행된 ‘작전기간’에 873회의 허수매수 주문과 1205회의 고가매수 주문 등을 통해 3699만7000여주를 거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 기간 중 동신에스엔티 주가는 400원대에서 5700원대로 급등했고 작전이 끝난 뒤 주가가 폭락해 일반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