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군 '고문욕조' 보존… 역사교훈 위해 수리않기로

  • 입력 2000년 11월 16일 2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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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최근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보안분실에 대한 내부 수리를 하면서 87년 박종철(朴鍾哲·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군이 물고문당하다 숨진 509호 조사실은 그대로 보존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찰청은 16일 “최근 1억6000여만원을 들여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보안분실을 일부 수리했으나 박군이 숨진 조사실은 수리하지 않고 과거 모습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87년 1월14일 시국사건으로 연행된 박군이 조사를 받던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현재 경찰청 보안분실로 명칭을 바꾼 채 대공관련 업무를 계속하고 있으나 박군이 숨진 조사실만은 13년째 사용되지 않고 그 당시 물고문에 사용된 욕조와 침대 등을 그대로 보존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사무실은 욕조를 뜯어내는 등 내부 수리를 계속해왔으나 박군이 숨진 509호실은 역사적 교훈 등을 위해 손을 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509호실은 사용하지 않고 경찰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된 행위에 대한 교훈과 반성의 역사적 자료로서 보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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