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광주 화정동지점장 27억빼내 잠적

  • 입력 2000년 11월 13일 23시 16분


조흥은행 광주 화정동지점
조흥은행 광주 화정동지점
조흥은행 광주 화정동 지점장이 고객 예탁금 27억원을 자기앞 수표로 인출한 뒤 해외로 도피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조흥은행 호남본부는 "광주 서구 화정동 지점장 이모씨(44)가 충남 J상호신용금고가 맡긴 기업신탁예금을 조흥은행 전북 군산지점의 차명계좌로 옮겨놓은 뒤 그중 27억원을 자기앞수표로 인출해 잠적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J상호신용금고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5차례에 걸쳐 화정동 지점에 입금한 기업신탁예금 70억원을 다른 이모씨의 명의로 군산지점으로 옮겨 예치해놓고 9일 부인 조모씨(40)을 시켜 1억원짜리 자기앞수표 27장을 발행받아 갔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이씨가 9일 출근하지 않아 예치금 내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7억원이 수표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 이날 이들 수표를 지급정지한 뒤 부도처리해 현금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10일자로 이씨를 면직처리하는 한편 이 돈이 J상호신용금고에서 화정동 지점에 입금된 경위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은행측은 이씨가 10월 1일에도 고객 명의로 5000만원을 불법대출받은 사실을 적발하고 횡령 혐의로 14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씨가 10일 필리핀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이씨의 가족에 따르면 이씨는 광주 화정동 지점장으로 부임하기 이전부터 주식 투자를 했고 그로인해 수억원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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