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외압수사]손전무 "이씨와 사표협의"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49분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28일 신보 손용문(孫鎔文·현 전무)전이사가 전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의 개인비리 수사 및 사표제출 문제에 대해 최수병(崔洙秉·현 한국전력 사장)전 신보 이사장과 협의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최 전이사장을 재소환해 이씨의 사표제출 문제 등을 손 전이사와 상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의 사표강요 여부〓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해 4월22일 사직동팀이 이씨 개인비리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자 이씨로부터 이 내용을 전해듣고 같은 고향 출신으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직동팀 반장 이모 경정에게 사실여부를 문의했다는 것.

이경정은 이에 대해 “이씨의 비리혐의가 확실하니 손을 떼라”고 손씨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4월29일 손씨를 사무실로 찾아가 내사문제 해결 및 사표제출에 대해 상의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손씨는 “이 자리에서 최 전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씨의 선처를 부탁한 뒤 이씨에게 ‘사태해결이 쉽지 않으니 퇴직금이라도 받으려면 사표를 내라’고 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이씨는 손씨가 전화를 끝낸 뒤 “무혐의 처리될 테니 걱정하지 말고 근무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이사장은 26일 검찰조사에서 “손 전이사와 이씨의 사표제출 문제를 두고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었다.

▽이씨 개인비리 수사〓검찰은 이씨가 대출보증 대가로 기업체 간부로부터 보석을 선물받아 자신의 부인에게 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아크월드 전 사업본부장 육상조(陸相朝)씨로부터 지난해 3월12일 현금 300만원과 편지가 든 케이크 상자를 이씨 집에 보냈다는 사실을 자백받았으며 이 돈은 아크월드 박혜룡(朴惠龍)씨의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의 변호인인 손범규 변호사는 “이씨는 케이크 상자를 택배로 배달받았으나 열어보지도 않은 채 사무실로 가져가 직원들에게 먹으라고 줬다”고 주장했다.

<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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