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골프장 건립에 시민단체 대표 대거 사퇴

  • 입력 2000년 9월 6일 18시 37분


난지도골프장 건립을 둘러싼 서울시와 환경단체 간의 갈등이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이하 녹색위) 회원으로 소속된 일부 시민단체 대표들의 사퇴파동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 등 녹색위 위원 22명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형식적 자문역할만 하는 녹색위에서는 난지도골프장 문제와 같은 중요사안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는 녹색위의 의견을 수렴하는 척하면서 골프장 건설계획을 추진하는 이중성을 보였다”며 “반환경적인 골프장 건립강행은 밀실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96년 출범한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서울시, 기업,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94명의 위원들이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문제를 공동 논의하는 협의체로 운영돼 왔다.

이같은 일부 위원들의 ‘사퇴카드’에 대해 서울시는 한 마디로 당혹스럽다는 반응. 이미 지난달 녹색위측과 분야별 전문가 10인으로 검토위원회를 구성, 골프장과 시민공원 건립계획을 검토하기로 합의한 마당에 일방적으로 ‘협상’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건시장은 “일부 시민단체의 골프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고건시장은 “특히 토양오염을 막기 위해 유기질 농약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 대중골프장을 시범적으로 건립 운영하려는 계획을 시민단체들이 이해해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위원들의 골프장의 전면백지화 주장이 철회되지 않는 한 당분간 해결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퇴의사를 밝힌 위원들이 녹색위 전체의 의사를 존중해 지속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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