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장이 부하부인 性추행…육군 쉬쉬하다 뒤늦게 시인

  • 입력 2000년 6월 27일 23시 18분


현역 사단장이 부부동반 모임에서 부하장교의 부인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육군측은 이런 사실을 감추려다 여론에 밀려 뒤늦게 시인해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충남 조치원소재 모 동원사단장 송모 준장(54·육사27기)은 7일 사단식당에서 부하장교 6명과 이들의 부인 4명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술을 마신 뒤 8일 밤 12시경 부하 대대장의 관사로 자리를 옮겨 새벽 4시반까지 영관장교 부인들과 강제로 춤을 추며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송준장은 이날 술에 만취해 영관장교 부인들에게 강제로 “블루스를 추자”며 끌어안고 몸을 마구 만졌다. 이어 부하장교와 부인들이 곤혹스러워 자리를 피하자 부인 2명을 다시 데려와 연대장 이모 중령(45·3사12기)에게 실내등을 끄도록 한 뒤 입을 맞추는 등 노골적인 성추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은 현충일 다음날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방부, 합동참모부를 비롯한 전군에 비상근무 지시가 내려졌었다.

송준장은 24일 보직해임과 함께 육군본부 징계위에 회부됐으며 불을 끈 연대장 이중령도 보직 해임됐다.

이에 앞서 육군수뇌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춤을 추었지만 성추행한 사실은 없었다”고 부인하며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다 참석자들이 상부에 진정하는 등 사건이 커지자 뒤늦게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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