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조세피난처 이용 외화유출 40여개업체 정밀조사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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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일부 기업이 조세피난처(Tax Haven)와의 수출입 거래를 이용해 불법으로 외화를 유출한 혐의를 포착, 이 가운데 40여개 기업을 정밀 조사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관세청은 이들 업체에 대해 위장회사 설립 및 위장수출입 거래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조세피난처에 대한 현지 조사도 병행키로 했다.

최대욱(崔大旭)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은 “조세피난처에 있는 국내기업의 현지법인 또는 지사 가운데 외환거래가 많고 수입금액과 외환지급금액의 차이가 큰 업체를 선별해 정밀 분석중”이라며 “이들 업체가 수입가격을 실제가보다 높게 조작하거나 수출대금을 미회수하는 방법으로 외화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조세피난처는 홍콩 싱가포르 파나마 바하마 등 47곳으로 840여개 국내기업이 현지법인 또는 지사를 설립해 운영중인 상태. 관세청은 “99년 한해동안 이들 지역과의 수출입거래는 전체의 24.3%인 638억달러, 외환거래는 390억달러(13.8%)에 이른다”면서 해당지역의 경제규모에 비해 수출입 및 외환거래 규모가 너무 커 불법거래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국내기업 현지법인 등과의 수출입관련 거래는 물론 조세피난처를 경유한 제3국과의 중계무역 관련 외환거래까지 조사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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