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로비 상도동 반응]"YS-민주계 연루 의심 불쾌"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29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은 경부고속철도 로비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김전대통령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면서도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김전대통령의 대변인역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11일 “김전대통령은 재임 중 어떤 일과 관련해서도 정치자금을 한푼도 받지 않았다”면서 “고속철도 차량선정 때도 아랫사람들에게 한점 의혹없이 공정하게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전혀 신경쓸 일이 없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또 “세간에 ‘김대중(金大中)정부가 김전대통령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해 고속철도 로비의혹 수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김대통령이 김전대통령과의 9일 청와대 회동에서 사과까지 해놓고 그런 일을 꾸미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김전대통령도 김대통령의 화해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수사를 민주계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나 압박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상도동측은 고속철도 로비의 불똥이 당시 민주계 실세들에게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박의원은 “혹시 밑에 있던 사람들이 관여됐을지는 모르나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어 김전대통령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94년 고속철도 기종 선정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의원을 비롯한 민주계 인사들은 고속철도 로비설에 대해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민주계 인사들 모두가 과거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의심받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주장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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