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내사착수 시점 논란]특검팀 확보 물증 무엇일까?

  • 입력 1999년 12월 3일 00시 48분


옷로비 의혹사건에서 사직동팀의 내사 착수시점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옷로비 의혹사건과 동전의 앞뒤면에 해당하는 ‘축소조작 의혹사건’의 핵심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 내사 착수시점에 대해 박주선(朴柱宣)전청와대 법무비서관은 1월15일을, 이형자(李馨子) 배정숙(裵貞淑)씨는 1월7,8일을 고수해 완전히 엇갈린 입장을 보여 왔다.

1일 소환된 최광식(崔光植)사직동팀장과 이씨의 여비서 고민경씨는 서로 옆방에서 이 부분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고씨의 설명. 그는 지난해 12월18일 이씨로부터 “봉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 2200만원이 든 봉투를 만들었다. 그리고 사직동팀에서 나왔다는 두 남자가 이 봉투 겉에 적힌 내용을 복사해 간 뒤 봉투를 보며 ‘1월6일분까지 복사해 갔지’라고 되뇌어 내사시점을 1월7일 또는 8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

반면 최팀장은 “봉투를 1월19일 복사했으며 돈도 1700만원에서 시작해 당시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며 고씨 주장을 반박했다.

적어도 이날까지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나 2일 오전 양인석(梁仁錫)특별검사보가 “조사착수 시점은 15일이 맞다. 7,8일이라는 이씨측 주장은 깨졌다”고 선언했다.

그는 ‘진술과 물증’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씨측 주장이 다른 이씨측 인사의 진술로 깨졌다며 “배씨측 주장은 더 들어볼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배씨측 박태범(朴泰範)변호사는 2일 오후 “배씨가 1월8일 자택에서 방문조사를 받았다는 수첩기록이 있으며 1월18일 2차 조사 때에도 같은 수사관이 조사를 했다”며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게다가 특검팀 내부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특검팀 내부에서 이 시점 문제에 대해 입장을 공식 확정한 적이 없고 아직 논란중이다. 1월7일이 아닌 것은 밝혀졌으나 8일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특검보가 말 실수를 했거나 ‘내사’와는 별개로 공식적인 조사시작 날짜만 15일로 확인해 준 것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