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 확산]팩스문서가 왜 컴퓨터출력물로?

‘언론대책문건’을 폭로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문제의 문건이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서울 여의도 개인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재정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이전수석의 사무실 컴퓨터와 프린터부터 조사해 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28일 정의원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문건의 최초 작성자인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팩스로 원문을 보냈는데 정의원이 공개한 문건에는 팩스의 흔적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팩스복사물과 컴퓨터 프린터로 출력한 문건의 인쇄상태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공개된 문건은 오히려 정의원측 컴퓨터를 통한 ‘중간가공’을 거쳤을 공산이 크다는 게 국민회의측 주장이다.

이대변인은 또 “만약 정의원측이 문건의 날짜기록을 가리고 복사했다면 이는 처음부터 문건이 이종찬국민회의부총재측이 아닌 외부에서 전달된 것임을 알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작성자가 이부총재 사무실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의원의 문건 입수 당시 문서 상태도 논란거리다.

국민회의측은 “정의원은 제보자로부터 디스켓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이는 ‘문기자가 최소한 두 곳 이상에 문건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의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공개한 문건은 ‘신뢰성있는’ 제보자로부터 받은 원본 자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