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폭발사고 희생3명 빗속 영결식 '눈물바다'

  • 입력 1999년 9월 21일 19시 25분


“태영아 영환아 영걸아. 고통 속에 이 세상을 떠난 너희들의 한을 백만분의 일이라도 우리가 풀어주마. 너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21일 오전 8시반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공대 31―1동 앞은 차라리 울음바다였다.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로 숨진 김태영(29) 김영환(25) 홍영걸씨(23) 등 3명이 과학도의 꿈을 불태우던 실험실 건물 앞에서 열린 추모식. 끊임없이 굵은 빗줄기를 뿌려댔다.

“너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널 보내기 싫다고 수십번도 더 말하고 싶지만 이 엄청난 현실 앞에 감히 아무 말도 못하고 널 보내는구나….”

숨진 홍영걸씨의 친구 장철종씨가 추모시를 읽어내려가자 유족과 학생 교수 등 300여명의 흐느낌은 급기야 통곡으로 변했다.

김영환씨의 어머니는 “영환아, 영환아”라고 울부짖다 끝내 혼절했고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오열하던 김태영씨의 어머니도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오전 9시경 못다핀 젊은 과학도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마지막으로 세 영혼을 실은 운구차는 학교문을 나섰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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