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서재필박사에 대선출마 요청…친필서명 문서 발견

  • 입력 1999년 8월 10일 18시 4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0대 청년이던 1948년 서재필(徐載弼)박사에게 조선 민족의 지도자로 나서달라고 요청한 문서가 발견됐다.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은 최근 서박사 관련자료를 정리하던 중 김대통령을 비롯해 48년 당시 중도노선을 걷던 정당과 사회단체 인사 1900명이 서박사에게 초대정부 대통령으로 추대하겠으니 승낙해달라며 친필 서명한 ‘요청서’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요청서에 따르면 김대통령은 당시 중도 노선의 민주독립당 당원으로 정치활동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절지 갱지로 된 이 요청서에는 당시 정국에 대한 우려와 서박사 추대 의사 문안 등이 등사판으로 인쇄돼 있고 그 끝에 단기 4281년 5월25일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에 각 장마다 서명자 1,2명의 이름이 적힌 서명서를 합쳐 모두 1500여장 분량.

서명인사들은 요청서에서 ‘조국의 분단과 민족의 분열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서박사가 조선 민족의 최고 지도자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 이정은 선임연구원은 “김대통령의 당시 소속정당인 민주독립당은 47년 10월 민주통일당을 비롯해 신진당 민주동맹 신한국민당 건민회 등 5개 정당이 모여 결성한 연합정당”이라고 설명했다.

독립기념관측은 당시 김대통령 외에 독립운동가인 김승학 이강씨 등이 이 요청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박사는 당시 이같은 요청을 수락하지 않고 미국으로 가 대통령 출마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대전〓성하운기자〉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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