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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13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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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최 사건은 97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지검 외사부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 재미교포 한국인 마케팅 책임자들이 한국인들에게 거액의 도박 판돈을 빌려준 뒤 한국에 들어와 도박빚을 결제받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검찰은 공항에 수사관을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다 그해 7월 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 브로커 로라 최가 수금하러 온 것을 검거했다. 당시 로라 최가 가지고 있던 장부에는 도박빚을 진 사람 40명의 명단이 있었다. 이들이 바로 최씨가 인터뷰에서 거액 도박꾼으로 언급한 이른바 ‘고래들’이다.
이들중에는 대전 동양백화점 부회장 오종섭씨와 한보그룹 정태수총회장의 차남 정원근씨, 개그맨 장고웅씨, 새난그룹 부회장 이의석씨, 제주도의회 의원 김창구씨(이상 구속), S음반 사장 이모씨, 폭력조직 ‘국제PJ파’ 두목 여모씨, 홍모 변호사(이상 불구속) 등이 있었다.
특히 오씨는 340만 달러의 채무가 기록돼 있었는데 그는 97년 3월 현지에서 20만달러를 빌려 100만 달러를 땄다가 다시 6월에 320만달러를 빌려 전액 탕진한 것으로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의 도박 빚 합계는 1000만달러를 넘었다.
당시 수사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중에 ‘존(John)’이라는 영어 이름을 쓰는 거물급 인사가 있었다. 로라 최는 존이 180여만달러의 도박빚을 진 것으로 검찰에서 진술했으나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수사하지 않았다.
로라 최는 55년생으로 본명은 ‘박종숙’. 그는 이 사건 이후 97년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4억84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이던 98년 초 미국으로 출국해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다.
로라 최는 이 사건 이전 동양백화점에 분식점 코너를 분양받는 등 한국에 생활기반을 마련하려고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라 최가 갑작스럽게 한국인들의 도박실태를 폭로한 배경에 대해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들도 의아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로라 최가 인터뷰한 내용중 한국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수사에서 거의다 밝혀진 내용”이라며 “굳이 인터뷰를 통해 다시 떠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수금한 도박빚을 횡령했다는 문제로 미라지 호텔과 개인적으로 곤경에 빠진 것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